짐 로저스, 상승장의 끝을 예언하다

 1월 7일, tvN 방송에서 미국의 세계적인 투자자 '짐 로저스'가 출연했었죠. 화상 통화로 주식투자자들에게 엄중한 경고를 했습니다.

 

〃역사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끝이 다가오고 있다고 느낀다.

당장 팔고 나오거나 공매도를 걸지는 않고있지만 끝이 다가온다는 사실을 알고있어야 한다.

 

 라고 말이죠. 그러면서 당분간 경기 침체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돈을 찍어낼 거라고 전망하는 점과, 미국 외에도 다른 국가의 주식시장들도 버블 상태임을 경고했습니다. 실제로 한 국가의 GDP 대비 증권시장의 시가총액 비율을 나타내는 '버핏 지수' 또한 한국은 113%, 미국은 180%를 넘어섰으며 전 세계 평균은 120%입니다. 국내 총생산보다 증권시장의 회사 총합이 더 비싼 시대가 온 거죠.

 

 그럼 '짐 로저스가 누군데 이렇게 경고하지?' 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있을테니 그분들을 위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미국의 퀀텀펀드라는 펀드를 운영하던 투자전문가입니다. 이 세상에는 많은 펀드가 있으니 펀드를 운영했다는 것만으로는 특이사항이 아닙니다. 펀드를 운영하면 결국 '수익이 얼마였나' 이게 가장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1970년부터 1980년까지 미국 S&P지수가 47% 상승하는 동안 짐 로저스의 퀀텀펀드는 4,200%라는 경이로운 수익률을 거뒀다으니만큼, 전문성은 의심할 여지가 없겠네요. 이에 더해 짐 로저스는 해당 프로그램에서는 아니지만, 과거 인터뷰에서 이런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금융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역사를 이해하지 않고서는 어렵다.
버블은 항상 생겨나는 법이며 또 항상 같은 모습을 보인다.
사람들이 모두 시장의 한쪽 편으로만 몰린다면 이미 뭔가 잘못됐다는 신호다

그래서, 주가가 왜 올랐을까?

 블로그에서 몇 번 언급했지만, 기본적으로 주가가 오르는 게 자연스러운 상황입니다. 저금리에다, 부동산 투자에 대한 규제도 강해지고 있고, 미국의 양적 완화로 인한 달러 환율 하락 등등.. 신규 주식투자자는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습니다. 저번에 '금리'에 대해 설명한 글에서도 말씀드렸지만.

 

 '금리'란 자금의 조달 난이도라고 했습니다. 금리가 낮기 때문에 은행의 자금 조달이 쉬워졌다, 따라서 증시에 자금이 유입됐다. 이런 말을 한 번 했었습니다.

 

(2020/12/13 - [실전 재테크 - Passive income 만들기] - 금리 개념 - 간단하게 금리 이해하기) 참고

 

 물론 요인이 이것 뿐만은 아니지요. 여러분은 주가가 왜 오르는지에 대하여 생각해보신 적이 있나요? 근본적으로 주가가 오르고 내리는 이유는 '누군가가 사기 때문에, 또 누군가는 팔기 때문에'입니다. 너무 당연한 소리지요.

 

 주식이 아니라 물건값으로 생각하면 더 간단합니다. 수요 공급의 법칙에 의한 거거든요. 특정 주식의 가치를 더 높게 평가하는 사람이 그 주식을 사고싶어하기 때문에, 또 어떤 사람은 팔고싶어하기 때문에. 높은 가격에 거래가 이루어지면 주가가 상승합니다. 그럼 계속 오르고 있다는 건 어떤 의미를 내포할까요?

 

 상단에 짐 로저스가 말한 발언을 참고해서 말하자면. 사람들이 모두 시장의 한쪽 편으로만 몰린다면 이미 뭔가 잘못됐다는 신호가 되겠습니다. 한국 증시의 경우 지금은 공매도가 금지되어 부정적인 의견이 반영될 여지가 없어, 주식 가격의 버블이 더욱 풍성하게 붙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게다가 '동학개미운동' 이라고 하여도 한계는 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상승장이 예상되나 결국은 한 번 하락을 맞게되겠죠.

2019년과 2020년의 증시, 확연한 차이가 있다.

 해가 넘어가면 투자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작년 한 해동안 증권시장의 움직임이 어떠했는지 살펴봐두면 도움이 됩니다. 저도 올해에는 시간이 없어 블로그 포스팅을 위해 자료조사 하느라 확인했는데. 미치긴 미쳤더군요. 2019년과 2020년의 한국 증권시장은 전혀 다른 모습입니다.

증시자금추이 (작년 12~1월)
2019년 한국증시자금 통계자료 (출처:금융투자협회)

 보고계시는 이 자료는 '동학개미운동' 전에, 2020년 1월의 증시대기자금입니다. CMA잔고나 개인 신용융자를 다 빼면 총 27조입니다. (통계자료 조회 설정을 조로 했습니다 ^^;) 추가로 더 세세한 부분까지 말씀드리면 일일 거래대금은 5~7조 사이, 전체 시가총액은 1462조였습니다. 그럼 다음으로 올해 2021년 1월의 증시대기자금 자료를 보겠습니다.

증시자금추이 (올해 12~1월)
2020년 한국증시자금 통계자료 (출처:금융투자협회)

 2020년의 눈부신 한국 증권시장 성장세가 보이는 부분입니다. 투자자 예탁금은 2배 이상 증가한 69조, 1월 7일의 거래대금도 2배 이상 증가해서 하루에 대부분은 10조 이상의 거래대금이 있었고, 1월 7일에는 27조의 거래대금이 발생했습니다. 2020년 1월 투자자들이 가지고있는 예탁금이 2021년 1월 하루에 거래됐네요 . 정말 어마어마 합니다. 전체 시가총액은 1462조에서 2087조로 625조 증가합니다!

 

 정확한 표현은 아니지만 증권시장에 새로 625조 자금이 투입됐다. 라고 엉망진창으로 대충 이해할 수도 있겠습니다. 당연히 새로 625조가 들어온 건 아닙니다. 기존에 주식을 팔지 않고 보유한 투자자도 있을 것이고, 판매가 이루어진 주식에 대해서만 주가가 상승하는 거니까요.

 

 어쨌든 이 자료만 보더라도,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증권시장에 참여하고 있고 자금이 투입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결국 현재의 상승세가 계속되는 이유는 투자자들이 새로 주식을 사기 때문이니까요. 이러한 증시자금을 자신의 투자 포지션을 잡는데 쓰시면 더욱 도움이 될듯합니다.

코스피 상승
코스피는 유래없는 상승을 맞이하고 있다.

상승 후에는 반드시 하락이 있다.

 영원히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는 없고, 모두가 돈을 버는 해피엔딩 또한 없습니다. 유래없는 상승 뒤에는 하락 또한 있습니다. 다만 증시가 상승한만큼 새로운 지지선이 생겨 엄청난 낙폭은 아닐 수도 있지만. 현재 시장은 '하락할 가능성이 반영되지 않은' 느낌이 강합니다.

 

 물론 증시가 올라가는 게 맞습니다. 오히려 안 올라가면 더 이상한 상황이고요. 그렇지만 '언제, 어떻게 하락할 것인지'에 대한 시나리오를 개개인께서 잘 생각하셔야겠습니다.

 

 제가 지켜보고 있는 건 3가지입니다. 3월의 공매도 제한 조치의 해제와, 증시대기 자금이 더이상 늘어나지 않거나 오히려 줄어드는 시점, 금리가 올라가는 시점. 기준금리의 경우 어차피 미국이 금리를 올리지 않는 이상 올라가기는 힘들 거고, 그렇다는 건 당분간은 저금리 추세가 유지될 예정입니다.  다만 공매도 제한 조치의 해제와 증시대기 자금의 투입이 멈추는 순간 증시 하락이 단기적이든, 아니면 긴 기간에 걸쳐 서서히든, 오리라고 판단됩니다.

 

 제 의견이 틀릴 수도 있죠. 전인미답의 경지인 코스피 3000도 이렇게 쉽게 뚫릴 줄은 아무도 몰랐을테니까요. 당분간의 상승장을 즐기시되, 투자 수익이 나면 바로 손털고 떠날 수 있는 과감함도 겸비하시길 바랍니다 :)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네이버 밴드에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